루나코인 상장폐지 및 폭락사태 정리 및 향후 코인 전망

루나코인 폭락사태로 요즘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올해 5월 초만 해도 시가총액 기준 전세계 암호화폐 8위에 올랐던 루나(LUNA)와 테라(UST). 국내 거래소에서 10만원 넘는 가격이 거래될 만큼 인기가 많았는데요. 하지만 단 6일만에 1원 미만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테라는 고점 대비 57%, 루나는 고점 대비 무려 99%나 폭락했습니다. 5개월 사이 약 50조 원이 그야말로 ‘증발’해버린 셈인데요. 루나코인 상장폐지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충격에 휩싸이게 만든 루나 테라 사태에 대해 알아봅니다. 루나와 테라는 어떤 관계인지, 왜 루나는 하루 아침에 이렇게 폭락했는지, 앞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어떻게 될지 향후 전망까지 준비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조선일보)

테라와 루나는 국내 엔지니어가 개발한 코인으로 ‘김치 코인’ 등 다양한 별명으로 불리는데요. 한때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10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며, 한국의 대표 암호화폐로 손꼽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루나가 급격하게 폭락하면서 전 세계 암호화폐거래소들이 잇달아 루나 상장폐지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암호화폐 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는 가운데 루나, 테라의 대량 매도 이른바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5월 9일 테라는 0.985달러까지 하락하며 1달러 페그가 붕괴됩니다. 하지만 가격 회복에 실패하고 계속해서 디페깅이 계속되면서 15% 하락한 약 0.8달러 선까지 내려갑니다. 동시에 루나 역시 53% 폭락한 29달러를 기록하게 되는데요. 이처럼 테라와 루나가 공동 하락하면서 시세 방어가 점점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 두 코인은 변동성이 큰 기존 암호화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코인=1달러’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정한 스테이블코인의 한 종류인데요. 1달러 선이 붕괴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입니다. 결국 5월 12일, 루나 및 테라 시세가 99.99%까지 대폭락합니다. 바로 다음날인 13일, 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가 루나 거래 중단, 즉 상장폐지를 발표합니다.

금융당국은 루나 보유 국내 투자자 수를 28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루나 사태 이후에도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뛰어들면서 우려를 낳았습니다. 실제로 루나 폭락 익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Upbit)에서 루나는 1,633억 건의 거래 건수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고팍스, 업비드, 빗썸, 코빗 등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모두 루나가 상장폐지되고 거래가 중지된 상황입니다. 이밖에도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 대형 자산거래소 OKX, 싱가포르 거새로 크립토닷컴 등 해외의 굵직한 가상자산거래소가 테라와 루나 거래를 잇따라 중단했습니다.

루나사태의 원인을 파악하려면 먼저 테라-루나 코인의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이미지 출처 : 조선일보)

테라와 루나코인은 스테이블코인의 종류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아시다시피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심해 법정화폐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인데요. 암호화폐를 일정 수준 시세로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위적인 또 다른 암호화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스테이블코인의 목적은 단 하나! ‘1개 코인 = 1달러 가치’를 무조건 보장하는 건데요.

테라(Terra UST)는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 중 하나입니다. 0.001 달러 단위의 오차는 있지만 거의 1달러에 항상 수렴합니다. 이처럼 코인 시세를 1달러에 고정시키는 것을 ‘페깅(Pegging)’이라고 하는데요. 페깅을 하는 방법에는 법정화폐 담보, 암호화폐 담보, 무담보 스테이블 코인 등이 있는데,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법정화폐 담보는 발행된 스테이블 코인의 수만큼 달러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코인이 10개 있으면 10달러를 가지고 있는 셈이죠. 이용자가 스테이블 코인을 팔고 싶으면 그만큼 달러로 돌려주고, 반대의 경우도 그 마찬가지. 한 마디로 은행과 비슷한 셈입니다.

그냥 바로 달러로 환전하면 될걸 왜 귀찮게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냐고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갑자기 암호화폐가 급락하거나 하면 안전하게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어 놓았다가 나중에 다시 찾을 수도 있고, 외국에 돈을 송금할 때 등 여러 상황에서 유리하게 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밖에도 다른 여러 이유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이 정도로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생겼어요. 은행처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도 가지고 있는 현금으로 투자를 해서 돈을 불리고 싶어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게 바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법정화폐가 아닌 또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로 하는 건데요. 이래 저래 복잡한 과정을 다 생략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테라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으로, 비트코인(BTC)과 루나(LUNA)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1달러로 계속 유지되어야 할 루나가 폭락하면서 지금 암호화폐 시장에 비상이 걸린 것이죠. 이러한 현상을 페깅의 반대 뜻을 가진 ‘디페깅(Depegging)’이라고 합니다. 이번 테라-루나 사태에서도 디페깅이 계속 일어나면서 가격 폭락 및 루나 상장폐지로 이어졌습니다.

테라는 그럼 어떻게 작동하는 건가요?

일단 최대한 직관적으로 설명하자면, 어떤 아주 복잡한 방식으로 1달러를 보장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테라 프로토콜인데요. 이 시스템의 재료로 테라, 비트코인, 루나 3가지 암호화폐가 사용됩니다. 테라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루나는 테라의 작동을 돕는 보조 역할을 합니다. ‘스테이킹 토큰(Staking Token)’이라고도 해요. 루나는 테라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수단입니다. 기존 달러의 역할을 대신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미지 출처 : 매일 경제)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서는 테라 루나 사태 원인으로 알고리즘의 구조적 취약점, 대량 공매도로 인한 가격 하락, 루나 재단의 대응 미비를 꼽았습니다. 이중 몇 가지 주요 원인을 좀 더 살펴볼까요?

먼저, 알고리즘의 구조적 결함입니다.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기본적으로 해당 코인으로 이루어진 가상자산 생태계가 잘 될 것이라는 투자자의 기대감과 수요에 의해 움직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믿음이 흔들리는 상황이 되면 생태계가 갑작스럽게 붕괴될 수 있다는 취약성이 있습니다.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정보를 신뢰하기 힘들고, 군중 심리에 쉽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1년 발표된 라이언 클레멘츠의 논문 등 업계 전문가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이미 많은 경고를 보내왔습니다.

투자자의 눈을 가린 언론과 관련 규제 부재도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루나코인이 한창 잘나갈 때 국내 언론에서는 루나 코인이 우리나라에서 탄생한 암호화폐임을 강조하며 각종 미사어구로 소위 ‘국뽕’유발 기사 제목을 남발했습니다. ‘천재들이 선도하는 한국 블록체인 (생략)’, ‘한국인이 만든 루나 코인으로 인생이 바뀐 전 세계 루나 백만장자들’ 등 모두 실제 기사 제목입니다. 혹할 수 밖에 없는 내용으로 투자자의 눈을 가린 데 언론의 책임이 아예 없다고는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미비한 코인 정책 및 규제도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국내 금융당국이 이번 테라 루나 사태 이후로 긴급 점검에 나서며 투자자 보호 내용을 골자로 한 ‘디지털자산기본법’제정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하네요.

(이미지 출처 : 한경닷컴)

하지만 코인 투자에 대한 열기는 아직 식지 않았습니다. ‘제2의 루나’로 불리는 ‘트론’이 한 달 새 39% 급등하면서 여전히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투자자의 과열은 식지 않은 모양새인데요. 한편 테라 루나 사태에도 불구 테라2.0 발행을 강행하면서 테라와 루나는 각각 ‘테라 클래식’, ‘루나 클래식’이라는 새 이름으로 다시 탄생한다고 하는데요. 이번 사태가 제대로 수습되기도 전에 새로운 코인을 내놓는 거라 이런 저런 말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코인 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리지만 대체로 현재 상황에선 ‘주의’를 요하는 목소리가 좀 더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루나 코인 폭락 이후 공포 심리가 팽배해진 것이 직접적인 이유인데요. 최근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암호화폐 규제가 언급된 것도 악재로 작용합니다. 암호화폐 반등을 전망하는 전문가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등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번 상장폐지 사태는 일시적이고 결국 길게 보면 수요는 증가한다는 게 낙관론의 이유입니다.

실제로 현재 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3만 달러 아래에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당분간 가격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한편 경제 리서치 업체 라무르 대표인 이브 라무르는 ‘2023년 말까지 비트코인은 10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루나 테라 폭락 사태에도 여전히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뜨겁습니다. 최근 GMT(스테픈)코인이 업비트에 상장되면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대체불가능토큰(NFT) 요소가 결합된 네이티브 토큰의 일종입니다. 립체인(Reapchain)은 지난 27일 코인원에 상장되기도 했는데요. 립체인은 서비스형 블록체인으로 NFT 프로젝트 ‘메타 마피아’ 서비스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루나코인 상장폐지, 폭락사태로 스테이블 코인이 뜨거운 감자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투자자의 관심이 계속되면서 앞으로도 계속 암호화폐 시장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