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후 가상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계속해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주류 시장 편입을 위해 노력해왔다.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에서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이하 SEC)의 큐 싸인은 이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것을 의미하며 투자자들은 금주에 있을지도 모를 비트코인 선물 ETF의 월가 데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직상장한 이후 이 상품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금번 포스팅에서는 비트코인 선물 ETF란 무엇이며 어떻게 거래되는지, 투자자로서 알아야 할 선물 ETF의 요소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승인 대기 중인 비트코인 선물 ETF 목록 및 승인 예정 예상일
(출처: Bloomberg)
· ETF 시장
ETF(Exchange-traded Fund; 상장 지수 펀드)는 다수의 주식, 채권, 원자재 등을 패키지로 증권화한 상품이며, 따라서 일반 주식과 마찬가지로 주식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투자자들은 여러 기업의 주식 혹은 인덱스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ETF의 장점에 매력을 느꼈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증권 상품 중 하나가 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ETF 투자액만 600조 원 이상(USD 605 billion, 9월 기준)에 달하며 작년에만 약 2,406개의 ETF 상품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었다고 한다.
연도/반기별 ETF 투자액 추이
(출처: Bloomberg, 7월 데이터 기준)
ETF는 그 안에 있는 기초 자산 (Underlying Assets; 앞서 말한 주식, 채권, 원자재 등)의 가치가 ETF의 실적에 연동되기 때문에 ‘비트코인 ETF’와 ‘비트코인 선물 ETF’를 명확히 구별하는 것이 우선 요구된다. 엄밀히 말하자면 최근 뉴스에 등장하는 비트코인 관련 ETF(위 테이블에 나온 Proshares, Invesco 회사의 ETF 등)는 모두 선물 ETF이며, 따라서 해당 ETF는 비트코인 그 자체가 아니라 비트코인의 파생상품인 선물(Futures)에 투자를 하는 것이란 점을 알 필요가 있다. 참고로 비트코인 선물은 2017년 이후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Chicago Mercantile Exchange; CME)에서 거래되고 있다.
자산 운용사 별 ETF 시장 점유율
(출처: Bloomberg)
· 비트코인 선물 ETF(Bitcoin Futures ETF)의 원리
그렇다면, SEC 승인을 앞두고 있는 비트코인 선물 ETF는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 것일까? 가장 먼저 시장에 데뷔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뉴욕증권 거래소 (NYSE)에서 Proshares의 비트코인 선물 ETF이다. 그의 구조를 살펴보자. "BITO"라는 종목 코드(티커)를 사용한다.
ProShares 비트코인 선물 ETF의 SEC 거래 등록 신청서
(출처: SEC)
우선 노란색 음영 표시한 바와 같이 해당 ETF는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등의 ‘직접적인’ 현물 투자는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리고 빨간색 밑줄 표시한 부분은 해당 ETF의 투자 전략을 잘 응축한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가 프로셰어(Proshares; ETF 전문 자산운용사)의 비트코인 선물 ETF를 1만 달러어치 구매한다고 가정해 보자. 프로셰어는 비트코인 선물 포지션을 담보로 잡기 위해 3천 달러를 미국 선물 거래소 지정 담보 계좌 (Collateral Account)에 입금하여 ‘게임’에 참여한다. 나머지 7천 달러는 이 3천 달러의 게임 머니를 백업하기 위해 유동성이 큰 단기 금융 상품 (Money Market Instruments), 즉 미국 국채 혹은 우량 등급 사채 등으로 흘러 들어간다.
비트코인의 ‘선물’ 가격이 상승할 경우 ETF는 선물 포지션을 기반으로 수익이 발생하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단기 금융 상품(7천 달러 주머니)을 팔아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한 현금을 마련하는 구조이다. 다른 자산 운용사인 인베스코 (Invesco)의 선물 ETF 또한 대동소이한 구조로 SEC 거래 신청을 8월에 마쳤다.
첫 번째로 비트코인의 제도화이다. 비록 현물이 아닌 선물 거래이긴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투자 기회를 주식 형태(ETF)로 제공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관하여 둘째 기대효과로 규제를 통한 투자자 보호를 들 수 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현물 거래는 금융시장 규제 당국의 시야 밖에 위치하지만, 금번 출시될 ETF 및 그 기초자산인 비트코인 선물은 시카고 선물거래소 및 SEC의 규제 범위 안에 들어오게 된다. CME에서 거래되는 다른 선물 상품과 마찬가지로 포지션 제한, 리스크 고지의 의무 등을 투자자에게 지기 때문에 현물 투자와는 달리 추가적인 안전망이 제공된다.
시카고 선물 거래소에 명시된 비트코인 선물 계약 스펙
(출처: CME Group 홈페이지)
셋째로 운영 부담의 감소이다. 비트코인을 현물로 보유할 시 투자자는 비밀번호 분실, 해킹 위험 등이 있지만 선물 ETF를 이용할 경우 커미션 (약 0.95% 수준 예상) 지불의 대가로 해당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 번째 특성은 콘탱고 (Contang)와 롤오버 비용(Roll-over Cost) 리스크이며, 이는 인베스코, 프로셰어의 비트코인 선물 ETF 거래 신청서 리스크 항목에도 명시되어 있다.
인베스코의 비트코인 선물 ETF 거래 신청서 중 리스크 항목
(출처: SEC)
선물은 약속된 미래 시점에 원자재 혹은 암호화폐 등 기초자산의 매수 혹은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식과는 달리 영원히는 보유할 수 없다. 따라서, 선물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선물(이번 달 선물) 계약 만료 이전 시점에 새 선물(다음 달 선물)로 환승해야 하는데 이를 롤오버라고 한다. 그리고 다음 달 선물 가격이 이번 달보다 비싼 경우 (즉, 현재로부터 가까운 달보다 먼 달의 선물 가격이 비싼 일반적인 경우)를 콘탱고 (Contango) 상태에 있다고 표현한다. 아래 그래프처럼 이와는 반대의 경우를 백워데이션 상태라고 한다.
계약월 및 선물가격과의 관계로 본 콘탱고와 백워데이션
(출처: Japan Exchange Group)
흔히 거래되고 있는 원자재 선물 ETF로 예를 들어보자. 한 원유 선물 ETF가 100달러 가치의 이번 달 말기 원유 선물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다음 달 원유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어 선물 가격이 1달러 상승할 경우, 해당 ETF 상품은 101달러 원유 선물로 다음 달 ‘환승’하기 위해 전달 대비 1% 적은 원유 선물 포지션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만약 원유 선물 시장이 이렇게 1년간 계속된다면 해당 ETF는 약 12%의 추가 비용, 즉 롤오버 비용을 내게 되는 것이다. ETF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의 롤오버 비용은 약 10%~15%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비트코인을 암호화폐 시장에서 직접 살 때 (현물 투자)와는 다르게 선물 ETF 투자자가 꼭 감안하고 유념해야 할 무시 못 할 기회비용이다.
둘째는 이자율(Interest Rate)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선물은 레버리지 상품으로서 기초자산 순자산 가치(Net Asset Value; NAV)의 일부분만을 담보로 선물거래소에 제공하면 된다. 나머지 돈은 미국 국채 등 안전 자산에 보관되는데 이번 달에 본 것처럼 이자율 상승, 인플레이션 기대 등으로 국채 수익률이 상승할 경우 선물 ETF는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추가적인 수익이 발생할 것이다.
만기일 별 미국 국채 수익률 변화 그래프 (2022년 4월)
(이미지 출처: Investing.com)
미국 국채 수익률 차트 (2022년 4월)
(이미지 출처: Investing.com)
① 비트코인 현물 및 선물 가격 변화 및 전망
금융시장이 SEC의 이번 주, 늦어도 이번 달 내 선물 ETF 상품 4건의 승인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 현물 가격은 금년 4월 이후 최고세를 보이면 10월 18일 기준 6만 달러 선을 돌파하였다. 예상할 수 있는 바와 같이, 비트코인 선물 ETF의 제도권 도입에 따른 기대감 때문으로 보이는데 이는 지난 2017년 12월 11일 비트코인이 최초로 선물 시장(Chicago Board Options Exchange; CBOE)에 데뷔하며 월가에 상륙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이달 들어 급등한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 비트코인 선물 시장 데뷔 당일 가격 변동
(출처: Bloomberg)
선물 시장 공개 당일 오전에만 비트코인 선물은 26%가 상승하는 등 엄청난 열기를 보였으며 현물 가격은 12월 당시 14천 달러에서 19천 달러까지 상승한 바 있다.
오늘 실시간 비트코인 연도별 가격변동 차트
출처: Mitrade
② 비트코인 선물 ETF 간 경쟁
프로셰어 (ProShares), 인베스코 (Invesco), 발키리 (Valkyrie), 반에크 (VanEck) 4개의 투자 운용사 외에도 추가 5개의 투자 운용사가 올해 자사 비트코인 선물 ETF 상품의 SEC 승인을 대기 중이다. 라인업 중에는 유명한 아크 인베스트 CEO 캐시 우드의 ETF 상품(ARK 21Shares Bitcoin Futures Strategy ETF)도 확인할 수 있다. 기대해 볼 수 있는 점은 ETF 상품 간 경쟁으로 인한 커미션 감소 등이다. 한 예로 프로셰어의 ETF는 약 0.95%의 수수료가 예상되는데 이는 현재 비트코인 이외 타 ETF의 평균 수수료인 0.71~0.75%에 비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다.
이본 글을 통해 다시 한번 비트코인 관련 ETF 상품은 ‘선물 ETF’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아직 미국 주식시장에서 비트코인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는 승인된 바 없다. 살펴본 바와 같이 선물 ETF 상품은 롤오버 비용, 콘탱고, 백워데이션 등의 특성이 필연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유념하여 암호화폐 투자 옵션을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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