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이나 독과점이란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세요? 기업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독과점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 필요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독과점 현상의 개념과 원인, 공정거래법까지 짚어봅니다. 추가로 시장점유율이 높은 독과점 관련 수혜주 종목까지 소개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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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독점(獨占· Monopoly)은 기업의 경쟁자가 없거나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과점(寡占· Oligopoly)은 경쟁 기업이 있기는 하지만 소수인 경우 또는 3개 이하의 기업이 시장 점유율 75%를 차지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독과점은 단순히 독점과 과점을 함께 묶어 부르는 용어입니다. 독점과 과점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사례를 통해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 독점 사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드비어스
어떤 상품 또는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가 단 하나일 경우를 독점이라고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가 1985년 개발한 '윈도우'는 저작권 때문에 해당 업체에서만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최근 '인앱결제 강제'로 독점 논란을 빚었는데요.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한 인앱 결제 시 수수료를 30% 부과하는 정책을 발표해 콘텐츠 업계와 이용자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드비어스는 전 세계 다이아몬드 광산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의 독점 사례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독점 유형도 다양합니다. 대표적으로 자연독점, 법률적 독점, 국가적 독점 등이 있는데요. 자연독점은 시장 기능에 따라 자연스럽게 독점 기업이 형성된 경우를 의미합니다. 법률적 독점은 정부가 특수한 목적을 위해 특정 기업이 산업을 독점할 수 있도록 특권을 부여하는 경우를 말해요. 마지막으로 국가적 독점은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로, 전력, 수도, 철도, 항만 등이 대표적입니다.
· 과점 사례: 국내 통신사, 가전제품, 자동차 기업
독과점 논란의 국내 배달 앱 시장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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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통신사, 가전제품, 자동차 등이 과점시장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몇몇 대 기업이 시장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죠. 특히 이동통신 서비스는 SKT, KT, LG유플러스 이렇게 세 개밖에 없어 대표적인 과점 사례로 자주 인용되곤 합니다.
작년 3월에는 국내 배달 앱 독과점 이슈가 터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이른바 '온플법'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12월 국회에서 온플법 정부 발의 안을 논의했지만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법안 통과에는 실패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프리미엄 조선)
아무나 시장에 진출할 수 없음 = 진입장벽이 높다!
그렇다면 독과점은 왜 생기는 걸까요? 진입장벽의 문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어떤 치킨 신메뉴를 개발했다고 해볼까요? 만약 레시피를 너도나도 배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면 당연히 경쟁 업체가 늘어나고 가격 경쟁이 붙겠죠. 하지만 독점이란 시장에 이 음식을 파는 사람이 저밖에 없단 뜻이잖아요. 왜 그럴까요? 진입장벽이 높아 다른 사람들이 시장에 들어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정부가 특정 기업에게만 특허권, 인허가를 내주는 경우입니다. 독과점이 법적으로 보장받게 됩니다. 만약 제가 만든 치킨 레시피로 특허를 받았다면 아무나 제 치킨을 따라 만들 수 없습니다. 제약회사도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새로운 약품으로 특허를 받으면 다른 업체는 수십 년간 해당 약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비싼 값에 상품을 팔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정부가 소비자 피해를 조장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힘들게 만든 특별한 아이디어를 너도 나도 베껴 쓸 수 있다고 해볼까요? 아무도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려 하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정부는 공들여 만든 발명에 대해 그만큼의 가치를 받을 수 있도록 특허권 등 제도를 통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둘째,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입니다. 사업이 자리를 잡히면서 추가 비용은 많지 않을 수 있지만 초기 비용이 막대하다면 그만큼 시장에 진출하기 힘들겠죠. 전기, 수도처럼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한 사업은 국가가 주도하기도 합니다. 처음엔 돈이 많이 들어도 많이 생산할수록 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이지요. 추가 비용도 많이 들지 않고요. 그래서 신규 기업이 진출하기 힘들어지고 ‘자연 독점’이 됩니다.
공정거래법 = 독과점을 방지하여 소비자를 보호한다.
(이미지 출처: 공정위 블로그)
하지만 많은 경우에는 독과점의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기도 합니다. 경쟁이 없거나 적으니, 비싼 값을 불러도 소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정부는 공정거래법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전력, 수도와 같은 공공 부문에서 법적으로 인정되는 독과점은 제외하고요.
공정거래법의 정식 명칭은 ‘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입니다. 공정거래법의 목적은 자유로운 시장을 지양하는 동시에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좀 더 풀어서 얘기하면, 한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과도해지거나 권한을 남용하는 행위를 막고, 부정 거래나 담합과 같은 공동 행위를 막기 위한 법률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시장점유율이 얼마나 되어야 독과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공정거래법 4조에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즉 독과점 사업자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판단기준)
①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인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 (연간 매출액 또는 구매액이 40억 원 미만인 사업자를 제외함)
② 다만,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판단은 시장점유율 기준 이외에도 진입장벽의 존재 및 정도, 경쟁 사업자의 상대적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독과점을 잘 이해하면 주식 시장에서도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통신사, 자동차, 휴대폰 등이 독과점을 구조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산업인데요. 특허 등 기술의 발전에 따라 향후 독과점 수혜를 받는 기업들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주목할 만한 국내 및 미국 독과점 수혜주 주식을 소개합니다.
독과점 수혜주 TOP 국내 기업
① 윈텍
1999년 설립된 디스플레이, 전자 부품, 필름 검사 소프트웨어 및 검사 장비 제조 기업입니다. MLCC 및 마이크로 칩외관 비전 검사 장비 CI(Chip Inspector) 사업부를 중심으로 LI 사업부, FI 사업부 등으로 나뉩니다. MLCC 시장 규모는 2019년 14조 원에서 2024년 20조 원으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윈텍은 국내 중소형 MLCC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 개발한 마이크로 칩 자동 복합 계측기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유일합니다. 2차 전지 시장도 규모가 점차 커짐에 따라 FI 사업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② LG디스플레이
KB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으며 메타버스의 수혜주도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요즘 떠오르는 키워드인 ‘메타버스’는 실제와 비슷한 입체 영상 구현이 핵심으로 OLED 탑재가 필수이기 때문인데요. 해당 시장에서 우위를 독점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③ KT
국내 대표 이동통신 3사 중 하나인 KT는 5G 보급률 분야에서 현재 18개월 연속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22년 1월 기준). 무선 ARPU, 유료방송, 초고속 인터넷, 배당수익률 등 여러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한 만큼 올해 실적 전망 역시 긍정적입니다.
④ 이노메트리
국내 유일의 엑스레이 배터리 검사 장비 업체입니다. 국내 엑스레이 검사 장비의 시장점유율은 약 9%로 SK이노베이션, 삼성 SDI 등이 주 고객사입니다.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올해 2차 전지 제조사의 설비 투자가 예정돼 있습니다.
⑤ 파수
국내 데이터 보안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입니다. 마이 데이터 사업, 메타버스 수혜를 동시에 누릴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국내 최초로 개인 정보를 익명 또는 가명으로 처리하는 비식별화 솔루션을 개발하기도 했는데요. KB 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확산 등을 이유로 비식 별화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해당 부문 매출이 지난해 8억 원에서 올해는 약 50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독과점 수혜주 TOP 미국 기업
① 어도비(Adobe)
전 세계 그래픽 소프트웨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어도비는 대표적인 미국의 독점 기업입니다. 포토샵을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해당 시장을 꽉 잡고 있는 대기업인 만큼 향후 실적 등을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② 유니버설 디스플레이 코퍼레이션(UDC)
UDC는 OLED 발광층의 필수 재료인 레드 및 그린 인광 도펀트 생산을 위탁하고 생산 제품을 한국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등 OLED 패널 제조사에 납품하는 기업입니다. 현재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의 도펀트 시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③ 인튜이티브 서지컬(ISRG)
의료 로봇 수술 시장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의료용 수술 로봇으로는 현재 독보적으로 꼽히는 ‘다빈치’를 개발했으며 세계 최초로 미국 FDA에서 복강경 수술 로봇 승인을 받았습니다.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약 14억 달러에서 2025년 68억 달러가 넘는 규모로 급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확산의 영향으로 의료계에서도 비대면 의료 중요성이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① 마이크로소프트, 블리자드 82조 원에 인수
마이크로소프트 주요 인수합병 화사
(이미지 출처: 중앙일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82조 원에 인수하면서 초대형 인수합병 소식을 알렸습니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콜 오브 듀티, 오버워치 등을 제작한 미국 3대 게임 회사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습니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MS는 텐센트, 소니에 이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게임 회사가 되는데요. 단순한 게임 경쟁력이 아닌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 뛰어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특히 최근 실적 호조로 주목받았는데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보다 약 20% 상승하면서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보여주었습니다. 깜짝 실적에도 불구 주가 급락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MS의 독점에 가까운 현재 시장 점유율과 현금 흐름으로 미루어보면 올해도 장기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실시간 마이크로소프트 MSFT 주가 변동 그래프
출처:Mitrade
②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합병
(이미지 출처: 뉴스 핌)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2월 9일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합병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합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인수합병은 공정위 신고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두 기업이 합쳐지면 독과점 운행 노선 등 국내 저가항공사의 신규 노선 진입여건 마련 등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독과점 노선의 운수권 등의 조정이 주요 변수로 꼽힙니다. 공정위는 독과점이 우려되는 노선에 대해 슬롯 또는 운수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승인하겠다는 '조건부 승인'을 제시한 상황인데요.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더라도 대한항공은 해외 경쟁당국 7곳의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합니다.
대한항공 주가 (2022년 2 월 7일)
출처: 네이버
③ 한국 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불발
(이미지 출처: 비즈니스 워치)
3년간 준비해오던 한국 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 해양의 인수합병이 최종 불발되었습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독점 가능성을 이유로 인수합병 승인을 불허했기 때문인데요. 두 회사의 인수합병으로 LNG 운반 시장에서 최소 60%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경쟁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인수합병을 포기하고 대우조선의 새 주인을 찾겠다는 입장입니다.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독과점하는 현상은 얼핏 보면 위험해 보이지만 때로는 필요에 의해 법적으로 그 지위를 인정받기도 합니다. 다만 공정거래법 등의 규제를 통해 올바르지 않은 독과점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합니다. 독과점 여부는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때문에 투자자라면 내가 투자하는 기업의 독과점 행태를 미리 알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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