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전년 대비 200% 넘게 폭등했습니다. 이더리움 역시 올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고요. 물론 가격이 항상 오르기만 하는 건 아니지만 암호화폐 열풍은 좀처럼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PoS 등 다양한 코인 채굴 유형과 장단점 등 자세한 정보를 가져왔어요. 암호화폐를 처음 접하는 분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했으니, 평소 암호화폐 채굴 방법과 관련 소식에 관심 있으셨다면 좋은 정보를 놓치지 마세요!
2017년부터 암호화폐 제재에 나섰던 중국은 결국 지난 5월 암호화폐 거래 및 채굴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9월에는 인민은행(중국의 중앙은행)에서 모든 암호화폐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전면 단속 실시를 예고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얼마 전 중국의 유명 암호화폐거래소인 후오비는 중국 본토 이용자 대상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공식 발표를 하기도 했죠. 현재 중국 암호화폐 채굴장은 약 90% 이상 폐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그럼 그동안 중국에서 암호화폐를 채굴하던 많은 사람들과 기기들은 어떻게 될까요? 파이낸셜타임즈(FT)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단속 조치에 따라 오히려 미국, 러시아, 파라과이, 카자흐스탄 등에서 ‘채굴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채굴업자들이 저렴하게 급처분된 중국 암호화폐 채굴 기기를 인수해 다른 국가로 옮기거나, 관련 중국 기업이 채굴장 자체는 해외로 이전하기도 합니다.
그 많은 중국의 채굴 기기들이 어느 나라로 이동했는지 FT가 조사해보니, 러시아가 20만 5000대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카자흐스탄, 미국, 캐나다,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베네수엘라, 파라과이는 전기 가격이 저렴해 구형 채굴기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현재 초인플레이션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주민들은 생활비 마련 목적으로 암호화폐 채굴기를 활용한다고도 해요.
(이미지 출처: 동아일보)
한편, 유명 암호화폐 채굴 기업 ‘비트 디지털’은 중국에서 운영하는 채굴기를 작년부터 미국으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규모가 워낙 커서 국제 물류 회사를 따로 고용해야 했을 정도였는데요. 지금도 뉴욕항 터미널에는 1천 여대의 채굴 기기가 쌓여있다고 하네요.
비트코인을 얻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① 암호화폐거래소에서 구입하기
② 새 비트코인 채굴하기
③ 상품 및 서비스 제공 대가로 비트코인 받기
여기서 우리가 깊이 들여다 볼 주제는 바로 두 번째 방법인 '채굴'입니다. 영어 표현 그대로 마이닝(Mining) 이라고도 하죠. 그렇다면 채굴이 과연 무엇일까요? 채굴은 '비트코인 장부에 새로운 거래 기록을 추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워낙 복잡한 문제를 풀어야 해서 이를 광물을 캐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해서 '채굴'이라고 해요. 자세한 채굴 과정을 설명하기엔 내용이 방대해 모든 걸 자세히 풀어 설명할 순 없지만, 암호화폐 거래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 원리만 이해해도 충분합니다.
· 블록체인 기술이란?
(이미지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
현금과 달리 암호화폐는 중앙은행과 같은 발행기관이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거래내역이 기록된 블록이 전체 사용자 네트워크에 분산돼 저장되는데요. 이 거대한 블록체인, 즉 네트워크를 관리하기 위해 거래 내역이 기록된 블록을 생성한 사람들에게 그 보상으로 코인을 지급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 블록체인은 거래가 발생했을 때,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 서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보시면 돼요. 참고로, 블록체인 기술은 분산원장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DLT)의 하위개념입니다.
*분산원장기술(DLT)이란? P2P(Peer-to-Peer) 네트워크 내 모든 참여자들이 모든 거래 내역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디지털 장부 기술을 뜻합니다. 참여자들이 암호화 기술을 통해 서로 거래 정보를 검증하고 합의하며 해당 내용이 담긴 장부(Ledger)를 공동으로 관리합니다.
· 채굴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비트코인을 예로 들면 10분마다 코인(여러 코인으로 구성된 집합체를 '블록'이라고 합니다)이 만들어지는데요. 이 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풀어서 맞춰야 합니다. 문제를 푼 대가로 코인을 지급하는 것이죠. 이 과정을 조금 어려운 말로 과정을 '작업 증명(Proof of Work, PoW)'라고 합니다. 실제로 작업증명은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 것에 비유되기도 하는데요. 경우의 수가 워낙 많다 보니 매우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문제를 빨리 많이 풀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어요. 일반 컴퓨터로는 한계가 있어 코인을 채굴하려면 직접 채굴기를 설치하거나 전문 대행 업체를 이용해야 합니다.
찾아야 할 답은 해시값(Hash)라고 합니다. 10분마다 생성되는 새로운 블록을 16진수로 암호화한 특정 값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실제 거래 내역은 '100원을 주고 비트코인을 샀다'지만, 해시값은 'f93a02ge9…'이런 식으로 표현되는 거예요. 채굴자가 해시값을 찾기 위해 풀어야 하는 문제를 해시캐시(Hashcash)라고 해요.
· 아직도 채굴이 뭔지 갸우뚱하다면?
암호화폐는 기존 시장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새로운 체계이기에 한번에 이해되지 않는 게 당연합니다. 무슨 말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면 이거 하나만 기억해 주세요. 채굴은 암호를 풀어 코인을 얻는 과정입니다. 이 암호는 비트코인의 거래내역이 담긴 블록이에요. 이 정도만 확실하게 알고 있어도 절반은 성공한 셈!
채굴에는 다양한 합의 알고리즘이 있어요.
작업증명(PoW)은 합의 알고리즘 종류 중 하나입니다. 해시값을 찾기 위해 목표값 이하의 경우의 수를 대입하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는 알고리즘인데요. 이 방법 말고도 지분증명(PoS), 지분증명(PoS), 위임지분증명(DPoS), 경과시간증명(PoET) 등 다양한 종류의 합의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① 작업증명(PoW - Proof of Work)
작업증명은 가장 대표적인 암호화폐 채굴 방식입니다. 이미 앞에서 한 차례 언급했으므로 여기서는 간단하게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비트코인(BTC)에서 최초로 이 방식을 활용하면서 알려졌는데요. 현재 BTC, ETH, ETC, LTC, BCH, XMR, BNB, DOGE 등에서 PoW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② 지분증명(PoS - Proof of Stake)
지분증명은 PoW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새로운 채굴 방식 중 하나입니다. 그중에서도 PoS방식이 대표적인데요. 지분증명 방식에서는 ‘코인 보유량’이 중요합니다. 보유한 코인이 많으면 많을수록 채굴에도 유리합니다. 문제를 누가 빨리 푸느냐가 아니라 누가 얼마나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냐가 중요해요. 일정 수량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누구나 채굴에 참여할 수 있어요. ADA, ALGO, XTZ, CELO 등에서 지분증명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③ 위임지분증명(DPoS - Delegated Proof of Stake)
지분증명에 ‘위임’이라는 단어가 추가됐습니다. 기존의 PoS방식에 ‘투표’가 결합됐다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토큰 민주주의’라고도 부르는데요. 코인 보유량에 비례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투표를 통해 대표를 선정하고, 선정된 사람이 관리자로서 의사 결정을 내립니다. 거래하는 모든 사람이 아닌 선출된 극소수 참여자끼리 거래 기록을 증명하고 승인하기 때문에 거래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내가 뽑은 대표자가 수익을 분배해주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도 채굴 보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오스, 스팀, 비트셰어, 엘프, 리스크 등에서 DPoS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채굴방식 | 장점 | 단점 |
PoW | - 모두에게 평등하게 채굴 기회 및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진다. - 거래 기록 변경이 거의 불가해 보안이 매우 뛰어나다. | - 소모 전기량이 엄청나다. - 강력한 컴퓨팅 파워가 있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채굴업체가 단합하면 보안이 취약해질 수 있다. |
PoS | - 별도 채굴기가 필요하지 않아 에너지 소모량이 적다. - 채굴업체 단합 비용이 PoW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크다. | - 코인 보유량이 많은 소수에게 보상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 코인을 보유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유통량 감소의 우려가 있다. |
DPoS | - 다른 채굴 방식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다. - 오프라인에서도 채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 - 소수 참여자만 거래 증명에 참여하기 때문에 보안이 취약하다. - 투표로 뽑힌 관리자의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아 암호화폐의 취지인 ‘탈중앙’과 거리가 있다. |
대표적인 암호화폐 이더리움은 현재 채굴방식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이더리움 2.0’ 업그레이드 진행 중에 있습니다. 복잡한 수학문제를 풀어야 코인을 주는 방식에서 코인을 많이 보유한 사람에게 쉬운 문제를 내는 식으로 바뀌는 건데요.
11월 기준 현재 이더리움은 PoW, PoS 2가지 방식을 모두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PoS 블록체인인 비콘 체인과 병합하여 오는 2022년에는 PoS방식으로 완전히 전환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이더리움 2.0 업그레이드 소식에 투자자들 역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최근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죠.
이더리움 2.0 업그레이드는 0단계부터 3단계까지 총 4단계로 구성돼 있습니다. 현재 0단계가 완료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더리움 2.0 출시가 가능한 2단계까지 내년 중으로 완료된 이후에는 3단계를 유지하며 사후 관리 및 운영을 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더리움 2.0 업그레이드 사례
(이미지 출처: ZUM)
· 이더리움 클래식(ETC)은 뭔가요?
쉽게 말하면 ETC는 원조 이더리움의 버전 2.0 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더리움은 2015년 7월 처음 등장했는데요. 그로부터 약 1년 뒤 이더리움 클래식이 등장했습니다. ETC는 조금 어려운 말로 하드포크(Hard Fork)된 이더리움인데요.
하드포크란 새로운 블록체인에서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를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기존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능 개선, 문제 해결 등의 목적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더리움 초기 있었던 해킹 사태가 '이더리움 클래식' 탄생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죠. 엄연히 이더리움 2.0 업데이트와는 별개의 암호화폐입니다.
오늘 실시간 이더리움 ETHUSD 가격변동 그래프
출처: Mitrade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이더리움이 향후 1만4,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물가상승에 따라 2개월 내 80% 추가 상승할 수 있다’며 여기에 힘을 보탰습니다.
최근에는 이더리움 주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죠. 이는 이더리움 2.0 업그레이드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감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PoS(지분증명) 방식이 도입되면 가스비는 물론 과도한 전기 소모량을 줄이는 등 네트워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디파이(DeFi)*, 대체불가능한토큰(NFT)*에 대한 관심도 시세 상승에 한 몫 톡톡히 했죠.
한편 이더리움은 지난 2016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어요. 대부분 알트코인*이 이더리움 플랫폼 기반 ‘ERC20’을 채택하면서 2017년에는 비트코인을 거의 따라잡기도 했었죠. 이 밖에도 올해 글로벌 경제 키워드인 디파이, NFT 등도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에서 탈중앙화 플랫폼을 제공하며 승승장구해오던 이더리움은 이더리움 디앱(DApp)들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알트코인 재단들이 이더리움을 팔아 현금화하면서 침체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더리움 디앱이란 ‘Decentralized Application’의 약자로, 탈중앙화 응용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블록체인에 계약 조건을 기록하고, 조건이 만족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돼 금융, 보험, 게임, 협업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의 전망이 밝은 건 사실이지만, 현저하게 느린 디앱 속도 등은 앞으로 해결해 나갈 과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알트코인: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암호화폐를 총칭하는 용어
*디파이(DeFi):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별도의 중앙관리기관이 없는 탈중앙화 금융. 금융회사를 통하지 않고도 결제, 송금, 대출 등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체불가능한토큰(NFT):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블록체인에서 유통되는 토큰의 한 종류를 말합니다. 각 토큰이 고유값이 있어 다른 토큰으로 대체할 수 없는 토큰을 의미합니다. 그만큼 희소성이 있는 디지털 자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암호화폐 채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그동안 막연히 ‘채굴이 뭐지?’ 했던 분들에게는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미 암호화폐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투자자 분들이라면 이더리움 사례를 통해 한 번쯤 투자 방향을 생각해 볼 계기가 되지 않으셨을까 합니다. 앞으로도 암호화폐는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중요한 키워드인 만큼 향후 이더리움 2.0 업데이트가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질 지 잘 지켜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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